엔트리급부터 고급기까지 만년필 이것저것 써봤지만 정말 마음에 드는 만년필을 만난 것 같습니다. 일단 만듬새가 요즘 몽블랑이나 펠리칸 등의 플래그십보다 오히려 좋은 느낌입니다. 실링처리부터 전체적 마감의 기본기가 탄탄해서 꽤 좋은 사용감을 제공하네요.
굵기도 F촉인데 부드러움과 사각임의 중간정도. 종이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좋은 종이를 만나면 절제된 슬라이딩이 일품입니다. 굵기도 풍부한 흐름을 느낌과 동시에 한글 쓰기에 적합한굵기입니다.
놀랐던 것은 이 제품의 무게인데 황동 배럴이라서 그런지 묵직한 편입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캡을 빼거나 꼽고 쓸 때 밸런스가 무너져 둘 중 하나를 택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둘다 중심이 좋습니다. 필기할 때무거운 느낌이 안 들고 오히려 필기를 도와주는 편안한 느낌을 제공하네요.
마지막으로 디자인이 너무 마음에 듭니다. 디자인은 사실 개인 호불호가 극명히 갈리는 것이라 그냥 코멘트 하자면 빈티지하면서도 만년필 답지 않은 디자인이랄까요. '나 만년필이요'하지 않아서 좋고 피드가 안쪽에 내장된 형태라 잘 마르지 않는 실용적인 부분도 아주 좋습니다.
만년필이라는 것이 손을 많이 타고 굉장히 실험적인? 도구라 이래저래 지출이 많은 편입니다. 그래서 완벽한 만년필은 없겠습니다만 거기에 준하는 만년필에 꼽으라면 저는 까렌을 꼭 추천하고 싶네요.
(2020-11-24 19:45:37 에 등록된 네이버 페이 구매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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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펜스토리
작성일 2020-11-25 20:0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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